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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584247
서재를 둘 상황도 아니고, 가구에 크게 관심이 있지도 않지만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도서관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보았다. 아 최근에 유튜브에서 목공예를 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기도해서 눌렀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사를 가면서 책상을 하나 사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내 의지로 책상을 사본 적이 없다보니 '어떤 책상이 필요한지도 모르는데 꼭 사야하나'로 생각이 흘러가던 중 이 책을 읽고 오늘의 집을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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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 대한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 서재는 단지 책으로 가득 찬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서재'라고 불리는 공간에 '서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먼 옛날에는 그 공간에 놓을 물건이, 그러니까 별일 없이 빈둥거리기도 하고 공부도 하며 오롯이 혼자서 자기만의 시간을 쓸 수 있는 공간에 놓을 적절한 물건이 책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언제든 내가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는 텔레비전, 소파에 등과 목을 기대고 멍해질 수 있는 오디오처럼 동일한 목적을 위한 다양한 물건들이 나와 있다. 서재에서 책이란 그저 예부터 전해온 유용한 물건의 한 종류일 뿐이다. 서재에 책만 들이겠다 고집할 필요는 없다. 오늘도 나는 서재에 앉아 서재를 상상한다. 행복하다.
+) 이 뒤에 이어지는 챕터에선가 책에 대한 무거운 생각을 덜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온 덕분에 그간 읽다가 덮어버린 책들에 대한 찜찜함을 덜 수 있었다. 활자만 사용되는 시대가 아니니까 더이상 책이라는 수단 자체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게임에서도 역사를 배운다는 조승연 작가 얘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각자의 취향에 맞춰 받아들이기 좋은 수단으로 성장을 해나갈텐데 나한테는 그 수단이라는 게 알바(?) 같기도 하다. 알바하고 후기 쓰면서 인생에 꽤나 도움이 되는 교훈을 얻는 경우가 많아서...
온갖 사물로 어지러운 크고 넓은 책상을 갖는 것은 크고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내 앞에 두는 것이다. 한국의 북쪽 어느 작은 마을에 사는 내게 세상은 대단히 크고 복잡하고 어지럽다. 세상이 아무리 그렇더라도 거기에 쓸려 다니며 살 수는 없다. 이 복잡한 세상을 읽고 분석해 나만의 대처 방식과 룰을 만들고 정리하는 것, 이것이 내가 나의 크고 어지러운 책상에서 하는 일이다.
+) 남의 책상을 본 기억이 많지 않아서 내 책상에 물건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자리가 부족하다고 느끼긴한다. 쓸데없지만 보기 좋아서 둔 물건도 있고, 자리가 없어 발 밑에 쌓아둔 것들도 있는 걸 보면 나한테도 지금보다는 큰 책상이 필요할 것 같다. 생각보다 자리를 차지하는 게 학교다닐 때 쓰던 책, 메모, 강의자료 같은 건데 몇 번 버리려다 주저하고 말았다. 이사 가보고 둘 자리 없으면 과감하게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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