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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밑줄 2023. 3. 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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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으면서 수필집은 두 번째 읽고 있다. 뭔가 이상하지만 이상한대로 재미있다.

     


     

    나도 아직 한 여성하고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불테리어밖에 본 적 없는' 무지몽매한 일인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 나름대로 뻔뻔하게 전반적인 여성에 대한 오랜 세월 품어온 설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여성은 화내고 싶은 건이 있어서 화내는 게 아니라, 화내고 싶을 때가 있어서 화낸다'라는 것이다.

    남자가 화낼 경우, 거기에는 대개 '이러이러해서 화난다'는 줄거리가 있다(그것이 적절한지 어떤지는 둘째 치고). 그러나 여자는 내가 본 바,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평소에는 특별히 눈초리를 추켜올리지 않고 온화하게 넘기던 일도 하필 화나는 시기에 걸려 버리면 화를 낸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화를 낸다. 말하자면 '지뢰를 밟은' 것이다.

    신혼 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횟수를 거듭하는 동안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하고 대충 그 구조를 알게 됐다. 상대가 화를 내면 방어는 단단히 하되, 얌전히 샌드백이 되는 수밖에 없다. 자연재해에 정면으로 맞서봐야 어차피 이길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현명한 뱃사공처럼 그저 목을 움츠리고 뭔가 다른 생각을 하며 무지막지한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 그런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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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지식을 얻고자 하는 마음과 의욕일 터, 그런 것이 있는 한, 우리는 자신이 자신의 등을 밀어주듯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잘 풀리면 아무것도 몰라요 하고 모르는 것을 '자랑'하는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인생이란 꽤 복잡하다. 

     

    +) 그 마음과 의욕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아 그 꾸준함을 응원하려고 작가가 있고, 책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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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먹는 것을 여러가지를 잃어가는 과정으로 보는가, 혹은 여러가지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보는가에 따라 인생 퀄리티는 한참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뭔가 좀 건방진 소리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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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먹어서 젊을 때보다 편해졌구나 하는 일이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상처를 잘 입지 않게 된 것'도 그중 하나다. 누군가에게 뭔가 심한 말을 듣거나 뭔가 심한 일을 당해도, 젊을 때처럼 그게 가슴에 콕 박혀 밤잠을 설치는 일은 적어졌다. '뭐. 할 수 없지'라고 체념하고는 낮부터 쿨쿨 자버린다. 낮부터 자버리는 사람은 나뿐일지도 모르지만.

    이건 아마 숙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길게 살다보면 심한 말을 듣거나 심한 처사를 당하는 경험이 점점 쌓여가기 때문에 그냥 예사로운 일이 돼버린다. '이런 일로 일일이 상처받으면 어떻게 살려고'하며 툴툴 털어낼 수 있게 되고, 그 칼끝을 능숙하게 급소에서 치우는 요령을 익힌다.

    그런 게 가능해지면 물론 마음은 편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곧 우리의 감각이 둔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상처입지 않도록 두꺼운 갑옷을 입거나 피부를 탄탄하게 하면 통증은 줄지만, 그만큼 감수성은 날카로움을 잃어 젊을 때와 같은 싱싱하고 신선한 눈으로 세계를 볼 수 없게 된다. 요컨대 우리는 그런 손실과 맞바꾸어 현실적 편의를 취하는 것이다. 뭐, 어느 정도 불가피한 일이긴 하지만.

     

    +) 이제 나이 먹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봐야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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