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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밑줄 2023. 3. 26. 22:21반응형
한동안 묵혀놨던 이북을 다시 꺼냈다. 그렇게 오랜시간 책을 들여다보지도 않으면서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아서 기계를 못쓰겠다는 핑계는 너무 허술했던 것 같다. 인기도서 리스트에 꽤 오래 머물러서 책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굳이 찾아봐야하나 싶었던 책으로 시작했는데 꽤나 일본스러운 판타지가 귀여웠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
+) 서로를 위한다는 의미로 거리와 경계를 만들면 다시 돌아가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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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얼마 전에 오랜만에 편지를 썼다. 뚜렷한 목적성이 있든 없든 편지는 너무 어렵다. 잡화점 할아버지는 편지를 기깔나게 쓰셔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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