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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밑줄 2023. 1. 2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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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45193138?cat_id=50010002&frm=PBOKPRO&query=%EC%A0%9C13%ED%9A%8C+%EC%A0%8A%EC%9D%80%EC%9E%91%EA%B0%80%EC%83%81+%EC%88%98%EC%83%81%EC%9E%91%ED%92%88%EC%A7%91&NaPm=ct%3Dldbrpttk%7Cci%3Dd06b76253b8cbd470ed7e79bcbce37b12e53ace8%7Ctr%3Dboknx%7Csn%3D95694%7Chk%3D60f401ff84b57ac3394ec11b3eef0f6ddbe0b02e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작년부터 머리맡에 둔 책을 올해에 덮는 상황이 많이 부끄러워진다. 매년 새해 계획에 독서는 빠지지 않지만 넋놓고 살다보면 가장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도 독서인 것 같다. 올해는 다를 거라는 생각을 1월이 아니라 12월까지 했으면 좋겠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아마 올해도 사볼 것 같다.


     

    p30-31

    "얼마큼 썼어?"

    원영은 지유의 소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지면에 발표할 건지, 단편인지 장편인지 물어왔다. 애초에 소설로 쓸 생각이 없었으므로 지유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어제는 소설의 결말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결말이 생각이 안 나?"

    잠시 생각을 하다가 원영이 말했다.

    "지유야. 원영이가 깨끗이 다 나아서 건강해지는 결말을 써줘."

    털이 식물처럼 쑥쑥 자라나고 온몸에 근육이 탄탄하게 붙는, 해피엔드를 써달라고 원영은 말했다. 지유는 자기가 쓴 소설의 주인공들을 떠올렸다. 칼을 휘둘러 살인을 시도하거나, 가까운 누군가가 죽거나, 직장에서 해고를 통보받거나, 혼자 고독하게 방에서 쓰러지던 인물들. 원영은 소설가 지유는 기특해하면서도 지유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쓰냐면서, 등장인물들이 모두 화해를 하고 따뜻한 깨달음을 얻고 행복하게 끝이 나는 이야기를 쓰라면서, 병든 강아지를 어루만지는 듯 슬픈 표정을 지었다. 지유가 꼬마였을 때, 반찬을 골고루 먹으라거나 목뒤까지 깨끗하게 닦으라고 말할 때 원영이 쓰던 말투였다. 그때마다 지유는 잘라 말했다.

    "엄마는 내 소설이 부끄러워?"

    이번에는 이 말을 할 수 없었다. 원영이 다 낫는 결말을 쓸 수 없다고 원영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해피엔드를 쓰는 것이 어떤 소용이 있다고 생각되지도 않았다. 

    "그렇게 쓰면 뭐해. 소설은 소설일 뿐인데."

    수화기 너머로 원영의 들뜬 기운이 꺼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니, 그런가, 같은 말을 중얼거리다가 원영은 물었다.

    "소설일 뿐이면, 왜 써?"

     

    +) 최근에 뒤늦게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있다. 아직 4편까지밖에 보지 않았는데 마음이 아파서 진도가 안나간다. 모든 작품이 해피엔드라면 너무 현실성이 없다고 욕을 먹겠지만, 갑갑한 현실은 뉴스로만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나도 원영의 마음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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