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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좀 잘하고 싶어서 읽습니다.
p43
유일하게 예측 가능한 사실은 '모든 것은 빠르게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사업자에게는 예측 능력보다 유연성이 요구된다. 끊임없이 대응하고 적응하는 것이 현대의 기업 윤리다.
p95-96
유튜브 전략을 다양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중 3H 전략에 집중했어요. '히어로' Hero, '허브' Hub, '헬프' Help 콘텐츠가 연결되는 구조예요. 히어로 콘텐츠는 브랜드 인지도를 끌고 가는 콘텐츠, 허브는 연결하는 콘텐츠, 헬프는 실제 도움을 주는 콘텐츠예요. 저희에게 히어로 콘텐츠 는 「핑크퐁 아기상어」였고, 이건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등 다양한 버전으로 보통 주말에 노출했죠. 허브 콘텐츠는 히어로를 즐기려고 들어온 사람에게 채널의 다양성을 제안하는 콘텐츠인데, 저희 채널에는 공룡이나 자동차 같은 콘텐츠들도 있어요. 「핑크퐁 아기상어」 때문에 들어왔다가 공룡이나 자동차 콘텐츠를 보고 머물게 하는 거죠. 그런 허브 콘텐츠들을 시기적절하게 업로드 했어요. 그리고 헬프 콘텐츠는 검색에 집중하는 건데요, 가령 '우리 아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있을까? 양치질을 도와주는 콘텐츠가 있을까? 생활 습관을 어떻게 개선할까?' 같은 질문에 대응하는 콘텐츠예요. 여기엔 교육 동화• 자동차• 건물 등 사물 콘텐츠, 체조 콘텐츠가 다 포함 돼요. 이런 전략들을 통해 일반 팬을 빅팬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p113-114
이러한 커뮤니티가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서비스• 제품(생활필수품에서 사치품까지) •식음료•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그 비중이 높아진다. 기술적으로 제품의 질이 경쟁 우위를 가지는 시대가 지났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취향도 까다로워졌다. 이제 제품의 질을 높이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 기본 소양이 되었다. 경쟁 우위는 인지도와 영향력, 다시 말해 소비자들과의 관계에서 생긴다.
앞장에서 주혜민 사업개발총괄이사가 '팬덤 비즈니스'를 언급하며 "핑크퐁이 아이들을 위한 아티스트"라고 말한 대목도 같은 이유다. 핑크퐁을 아티스트처럼 생각한다고 해서 교육 콘텐츠를 소홀히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본질적인 가치, 교육이라는 가치는 더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고객이 모이고, 그들과의 관계가 강화될 수 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기업 가치가 얼마나 높아질지는 고객과의 관계의 밀도가 얼마나 높아지느냐에 달려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커뮤니티는 어떻게 구성할까? 여기서 말하는 커뮤니티란 단순히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아니다. 단순한 소비자 그룹과도 다르다. 내가 말하는 커뮤니티는 하나의 메시지로 통합된 관계의 집합이다. 소비자 그룹은 제품의 소비를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브랜드는 습관을 통해 형성된 약한 신뢰 관계를 가진다. 습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영원한 것도 아니다. 반면 커뮤니티는 가치를 '지키는' 쪽 에 가깝다. 브랜드와 나의 가치관이 만날 때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따라서 '커뮤니티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어떤 메시지로 사람들을 모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렇게 메시지로 연결된 사람들은 그 어떤 소비자 그룹보다 강력한 연결성을 가진다. 이게 바로 팬덤이다.p124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듯 지키고자 하는 대상이 아티스트나 브랜드인 것은 아니다. 사실 팬이 헌신하여 지키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의 마음이다. 팬이라는 정체성은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인 결과다.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대체 불가능한 경험을 했고, 이러한 경험의 총체가 바로 '팬의 마음'을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팬은 브랜드나 아티스트를 '위해' 일상을 보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팬 경험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아티스트와 브랜드를 통해 구성된 '자기 자신의 마음'이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팬은 그저 도통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변덕스럽고 때론 잔인할 정도로 가혹한 소비자가 된다.
팬은 '덕질'이라는 경험을 구성하는 데 투입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아티스트 혹은 브랜드의 내면을 처음 만났던 빛나는 순간들을 지키고 싶다. 그런데 만약 그들이 이러한 신뢰를 깨뜨렸다면? 헌신의 마음은 배신감으로 물들고, 그 마음은 결코 되돌릴 수 없게 된다.
p195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본질적으로 '흥행업'에 속합니다. 즐거움과 감동을 수치로 계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운'도 크게 작용하죠. 중요한 것은 운을 만날 기회를 늘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빠르게 실패하기' Fail fast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인 것 같습니다.
p220-221
앞으로의 비즈니스 환경은 팬덤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그중에는 추종자도 있고 고객도 있다. 어떤 브랜드는 짧은 시간 안에 그러한 사람들을 모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매력 있는 커피숍, 남다른 재미가 있는 브랜드, 오프라인 경험을 위해 애쓰는 기업 등등. 하지만 진정한 팬을 얻는 일은 1~2년이 아니라 10년, 20년 이상의 시간을 들일 때 가능한 일이다. 콘텐츠를 통해서, 사업을 통해서, 캐릭터를 통해서 우리 비즈니스의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커뮤니티는 취향이 아니라 '행동'을 목적이자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 00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00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팬을 동료로 생각한다는 것, 팬덤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결과도 아니다. 그저 시간을 들이고 애정을 들이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일을 정확히 이해할 때 가능한 일이다. 마음의 비즈니스란 바로 그런 일이다.
+) 마지막 페이지가 결론이었던 것 같다. 취향이 아니라 행동을 목적이자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 이 말대로 그 지점에서 멋지고 힙해보이는 브랜드와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가 결정되는 것 같다. 어쩌다 얻어걸리는 것 같아도 그 전에 깔린 노력들이 중요하다는 건 콘텐츠를 넘어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잘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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