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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밑줄 2021. 12.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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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7209262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무라카미 하루키식 해피 라이프를 엿보다!《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로 이어지는 ‘무라카미 라디오’ 첫 번째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패션잡지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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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신입 연수원 갔을 때 같은 방 사람들이 내가 저녁에 면도하는 걸 보고 신기하게 보더니 웃었다. 턱에 습기가 찼을 때 칼을 대는 게 가장 합리적이기에 샤워를 하는 저녁에 하는 것뿐인데 다들 아침에 하는 게 익숙한지 그뒤로도 '저녁 면도'를 마치 내 별명처럼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지만 제목 때문에라도 읽어야했다.

     


     

    p51

    문득 생각났는데 세상에는 종종 '후렴이 없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얼핏 옳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전개에 깊이가 없다고 할까, 미로 속으로 들어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 그런 사람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여지없이 녹초가 되고 피로도 의외로 오래간다.

     

    +) 읽고 떠오르는 사람이 타인이 아닌 나라서 좀 당황스럽다. 모든 사람과 대화할 때 저 상태는 아니겠지만 간혹 이야기하는 내가 저렇게 느껴질 때가 있다.

     

    p94

    평소 나는 아침에 한 번 정도 면도를 하지만, 가끔 저녁 무렵에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저녁 콘서트에 간다든가 중요한 사람과 식사를 한다든가 하는 경우다. 나는 저녁 이후로는 거의 스케줄이 없는 농경민족처럼 생활하기 때문에 자주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그런 일이 있다. 물론 귀찮다고 하면 귀찮겠지만, 저녁 무렵의 면도는 그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어서 '자, 이제 외출이다' 하는 새로운 기분이 든다. 적어도 아침 면도 같이 그저 의무적이고 습관적인 행위는 아니다. 거기에는 일종의 살아있다는 실감 같은 것이 있다.

     

    +) 이 책을 읽는 이유가 됐던 '저녁 면도'에 생각보다 특별한 이유가 있진 않아서 김이 빠지긴했지만 내 저녁 면도에도 특별한 이유는 없으니 끄덕이며 읽었다. 이 양반은 면도를 얼마나 자주하는지 모르겠으나, 면도를 그렇게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나는 날 면도를 할 때마다 뭔가 마음이 단단해지고 의욕도 생기고 그런 것 같다.

     

    p187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깊은 상처가 되는가 하면, 잘못된 칭찬을 받는 것일 터다. 이미 상당 부분 확신하는 바이다. 그런 칭찬을 받다가 망한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인간이란 칭찬에 부응하고자 무리하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본래의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이유 없는 (혹은 이유 있는) 험담을 듣고 상처를 입더라도, "아, 잘됐어. 칭찬받지 않아서 다행인걸. 하하하"하고 넘겨보시길. 물론 그렇게 생각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지만.

     

    +) 잘못된 칭찬도 이유 있는 험담도 구분해내려면 내가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게 먼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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