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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서울국제주류박람회 한강주조
    2021. 7. 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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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02

    코엑스 B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 다녀왔다. 일을 명목으로 다녀온 것이긴 해도 박람회에 제대로 구경간 게 처음이라 기대하지 못한 재미를 느낀 것 같다. 알바만 하러 왔었는데 이곳저곳 기웃대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와중에 몇몇 분들은 나를 반성하게 했는데, 박람회장 지도를 코팅해서 그위에 형광펜으로 방문 기록을 덧칠하는 방법으로 동선을 최소화하시는 분도 있고 엑셀로 부스별 주요 상품을 정리해오셔서 꼼꼼하게 메모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어떤 목표로 참여하신지는 모르겠으나, 박람회는 저렇게 관람해야 하는구나 싶어서 일기에 적어놨다.

    금요일이라 주말보다 사람이 덜할 거라고 예상하고 점심때쯤 갔는데 쪼금만 더 늦었어도 엄청난 줄을 기다려야할 뻔 했다. 들어가고 얼마 안되어서 인스타로 바깥 상황을 봤는데 어마어마한 줄이 생긴 사진을 보고 좀 놀랐다. 박람회장 안에도 사람이 많았고 중간중간 설치된 시음부스에 사람이 넘쳐 줄을 서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중 2시반~3시쯤에 강남구청에 누군가가 민원을 제기하셨고 구청에서 담당자가 나와 시음을 중단해버렸다. 관람객도 참가부스 업체들도 모두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시음이 중단됨과 동시에 박람회장에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가 4시쯤부터 눈치껏 시음이 재개되었더니 또 갑자기 눈에 띄게 복작복작거렸다. 어떻게 알고 사람이 또 많아진건지 신기해서 웃음이 나왔다.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일을 안 하니까 시음에 영향이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날의 변수는 시음중단이었던 것 같다. 열심히 이 날을 준비하신 부스에서 크게 당황하시는 모습들이어서 좀 안타깝긴하면서도 델타변이로 시끌시끌한 이 시점에 구청 측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비싼 술을 위주로 시음을 많이 했어야하는데 비싼 술은 나한테 맛이 없거나, 도수가 너무 높아서 맥주랑 막걸리만 많이 맛보고 왔다. 바로 집에 가는 거면 욕심내서 업어오고 싶은 것들이 있었는데 눈길만 주고 온 애들이 마음에 걸린다.

     

     

    하이네켄이 부스가 있길래 뭘 내놓을까 궁금했는데 애플폭스랑 라구니타스 IPA가 메인으로 나와있었다. 회사 규모만큼이나 부스를 크게 만들었는데 생각만큼 사람이 몰리고 하진 않았던 것 같다. 박람회에는 오히려 숨은 양조장들을 찾으려는 분들이 더 많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네이버 광고 덕분에 이름은 정말 많이 들었는데 시음을 통해 처음 맛을 봤다. 기대하면 실망할까봐 기대를 있는 힘껏 낮추고 마셨는데 무척 맛있었다. 무감미료에 이런 단맛이 난다는 게 신기했다. 매장에서 먹는 느린마을 막걸리랑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듯했다. 마음먹고 같은 날 둘을 한 번에 마셔보고 싶다.

     

     

    얼마 전 배송을 시켜서 맛봤던 호랑이 배꼽을 마주쳐서 반가웠다. 솔직히 배송 받아서 먹을 땐 맛이 실망스러워서 호평 일색인 고객리뷰가 이해되진 않았는데 박람회장에서 먹으니까 진짜 '탱크보이'맛이 나서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왜 배송받아서 먹은 거랑 맛이 다르지 싶어서 너무 억울했는데 부스에 계신 분께 말하니까 배송받으면 냉장고에 하루 두었다가 먹어야 안정화가 되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아리랑브루어리에서 나온 아리비어 시리즈. 비록 스티커지만 캔 디자인이 눈에 띄어서 2개를 집어왔다. 

     

     

    화요부스에서는 칵테일을 만들어줬는데 칵테일 만드는 걸 찍겠다고 신이나서 찍은 사진이지만... 최악의 부스라서 기억에 남는다. 일단 시럽을 너무 때려넣어서 칵테일이 맛도 없었고, 무엇보다 칵테일 만들어주시는 분들이 욕설을 너무해대서 불편했다. 바빠서 담배 필 시간없다고 자신들끼리 하시는 이야기인데 그걸 다 들리게 말씀하셔서 칵테일을 받아마시는 게 민망할 정도였다. 코앞에서 이야기하는데 안들린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진짜 많이 별로였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스. SNS 업로드시 한 잔을 무료로 따라주셨는데 감질나는 시음잔이 아니고 진짜 한 잔 따라주신다. 잔들고 찍은 사진은 절반 먹고 찍은 거라... 재밌는 이름의 맥주들이 많았는데 나는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의 <청담동 며느리>를 맛봤다. 오랜만에 라거를 마셔서 상쾌한 느낌이었다.

     

     

    한아양조의 시음장면 7도는 일곱쌀. 9도는 아홉쌀. 너무 귀엽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수도원 맥주라는 타이틀에 끌렸던 벨텐브루거. 3병을 사야 더 저렴했는데 짐이 너무 많아서 아쉬운대로 1병만 집어왔다.

     

     

    인기가 엄청 많았던 파이어볼 부스. 처음 지나칠땐 사람이 너무 몰려있었고 나중에 지나칠땐 시음이 중단되어서 맛을 보진 못했다.

     

     

    인스타에서 많이 마주쳤던 파스쿠아 와인. 인스타 피드에서는 스윗로제만 봤었는데 이렇게 시리즈로 나란히 서있는 걸 보니까 신기하다. 개인적으로 뀌베 넘버5 맛이 궁금하다.  

    +) 사진은 못찍었는데 파운더스 브루잉 컴퍼니에서는 이벤트로 오프너를 준다. 다 돌아본 건 아니지만 내 생각엔 박람회 사은품 중엔 가장 퀄리티가 좋은 게 아닐까 싶다.

    4~5시간 정도 돌아다닌 것 같은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만큼 볼 게 많았던 행사인 것 같다. 코로나때문에 시음 행사가 기존 보다 많이 축소된 거라고 하던데 주류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무척 즐거운 자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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